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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고기부 여러분, 3기 전철민입니다.
4월 12일 월요일 오전 11시 10분경 아버님께서 노환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나이로 여든 넷에 가셨습니다.
문상은 여러 번 해보았지만 제가 상주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그저 가슴만 먹먹하더군요. 정신 추스리고 고대 안암병원 영안실에 모셨습니다. 고등학교 동창회와 기타부에서 보낸 조기가 제일 먼저 도착하고 조문객들을 맞기 시작했지요. 문상객들의 위로 말씀 듣고 맞절 하면서 그렇게 정신없이 시간 보내고 수요일에 발인하고서 양평 하늘숲 추모공원에 수목장으로 모셨습니다. 어제 장지에 가서 삼오제를 올리고 돌아왔습니다.
어젯밤 아버님 돌아가신 후 처음 제대로 잠 좀 잤습니다. 잠깨고 나니 다시 아버님 생각이 나더군요. 국전 서양화 부문 입상하신 후 평생 그림 그려서 가정을 꾸려 나가신 분입니다. 예전엔 삽화(일본식 표현입니다만)라고 했고 요즘은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부르는 쪽 일을 평생 하셨지요. 그 분야에선 이름있는 원로셨습니다. 제가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 가끔씩 음악회나 전람회에 데리고 다니셨어요. 당신께선 제가 몸이 불편하니까 이런 쪽에 취미를 갖도록 하면 좋을게다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문학을 전공하고 음악 미술에 관심 가지게 된 것도 그런 영향 때문이었나 싶습니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고 맑은 분이셨죠. 저하곤 그래도 많은 시간 함께 하시면서 때로는 친구처럼, 또 때로는 삶의 선배로서 많은 가르침 주시던 분이셨습니다.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저와 막걸리 한잔씩 하시면서 부자간의 정을 나누었는데 이렇게 훌쩍 가시고 나니 앞으로도 오랫동안 가슴이 휑할 듯 하군요. 그래도 어제 장지에 가보니 산자락을 훑어내려 소나무 사이를 휘감아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아주 청량했습니다. 당신 생전에 즐겨 그림에 담아내던 풍경들도 눈에 선했구요. 편하게 쉬실 것을 믿고 저도 눈물 한 번 훔치고 돌아왔습니다.
여러 친구들이 찾아 와 위로해주었습니다.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인사를 드려야 마땅한 줄 알지만 이렇게 지면으로 대신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